시간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영화, 어바웃 타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어느 시간으로 갈까?

가끔 둘째 딸이 물어봅니다. "엄마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 어디로 가고 싶어요?"

"나는 두 살 때로 가고 싶어요"

11살 아이는 아기 시절로 가보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아기 모습이 궁금하기도 하고 아기처럼 엄마에게 안겨서 예쁨을 받고 싶은가 봅니다. 

여러분은 과거의 어떤 모습, 어떤 시간으로 가보고 싶으신가요?

저는 청소년 자녀 둘을 키우고 있습니다. 5년 뒤에 성인이 될 아이를 바라보면 기특함과 미안한 마음이 겹치는데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아이들이 어릴 때로 가서 좀 더 잘해주고 싶습니다. 후회되는 일들이 많지만 그렇다고 과거로 가서 새롭게 바꿔놓는 게 과연 좋기만 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 어바웃 타임 (넷플릭스)

2013년 개봉한 영화 어바웃 타임을 남편과 함께 다시 봤습니다. 

팀(도널 글리슨)은 성인이 된 날 아버지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팀의 가문에 비밀이 있는데 바로 성인이 된 남자들은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 미래는 갈 수 없고 내 기억 속에 있는 과거로만 갈 수 있는 시간여행이었습니다. 팀은 옷장 속에 들어가서 전날 파티를 했던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며 이 비밀을 확인해 봅니다. 실제로 파티를 하던 저녁시간으로 돌아가게 된 팀은 이 놀라운 시간여행 능력을 경험하게 됩니다.

모태솔로였던 팀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이 능력을 사용합니다. 자신의 집에 지내러 왔던 샬럿에게 시간여행을 하며 고백해 보지만 실패합니다. 그 후 팀은 자신의 미래와 여자를 찾아 런던에 가게 되고 아버지의 친구인 작가 '해리'의 집에 살게 됩니다. 

런던에 살면서 팀은 운명의 상대 '메리'(레이첼 맥아담스)를 만나게 됩니다. 서로 전화번호를 주고받으며 좋은 만남의 시작을 알렸지만 극작가 '해리'의 무대가 엉망이 돼버린 것을 알고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 그를 돕게 됩니다. 그로인해 팀과 메리의 만남은 사라지게 됩니다. 과거가 바뀌면서 현재도 바뀌게 된 것이죠. 하지만 여러 우여곡절 끝에 메리를 다시 만나게 되고 몇 번의 시간여행을 하면서 둘은 다시 연인이 되고 결혼을 하게 됩니다. 

시간여행을 하면서 과거를 바꾸면 현재는 항상 좋은 일만 생길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팀은 결혼 후에도 어떤 사건이 생길 때마다 시간여행을 해서 그 일을 되돌려 놓습니다. 하지만 변한 과거 때문에 자신의 아이가 바뀌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로 바뀌면서까지 과거를 바꿀 수는 없겠죠. 시간 여행을 경험하며 팀은 가장 소중한 게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팀과 메리의 결혼식 장면입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날씨로 인해 열심히 준비한 결혼식이 엉망이 돼버렸지만 둘은 누구보다 행복했습니다. 결혼식에 참석한 손님들도 마찬가지였고요. 형식적인 결혼식이 아니라 진정으로 즐겁게 즐기는 결혼식의 모습을 생각하면 행복해집니다.

 

가장 소중한 오늘이라는 선물, 하루

몇번의 시간 여행을 통해 팀은 오늘 하루가 가장 소중한 날이란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린 우리 인생의 하루하루를 항상 함께 시간 여행을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멋진 여행을 즐기는 것뿐이다."

 

"이제 난 시간여행을 하지 않는다. 단 하루조차도.

그저 내가 이날을 위해 시간 여행을 한 것처럼

나의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완전하고 즐겁게 매일 지내려고 노력할 뿐이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은 가장 소중한 날이라는 것을 영화 어바웃 타임을 통해 다시 깨닫게 됩니다. 

이미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겠지만 지금 나의 하루라는 시간. 그리고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오늘 하루라는 시간은 정말 귀한 선물인 것이죠.

팀의 마지막 대사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이 하루를 최선을 다해 즐겁게 지내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